아파트 관리비 고지서, 항목별로 뜯어보면
글 정용호 · 청약 계산기 운영자
"공용관리비와 개별사용료는 성격이 다릅니다. 세입자가 퇴거할 때 돌려받아야 하는 장기수선충당금도 여기 섞여 있습니다."
입주하고 나면 매달 관리비 고지서가 옵니다. 항목이 수십 개인데, 성격이 전혀 다른 것들이 한 장에 섞여 있습니다.
크게 셋으로 나뉩니다. 공용 부분 유지에 드는 관리비, 실제 쓴 만큼 내는 사용료(전기·수도·가스), 그리고 나중에 있을 큰 수선에 대비해 쌓아 두는 장기수선충당금입니다.
항목별로 무엇인지
일반관리비는 관리사무소 직원 인건비와 사무 운영비입니다. 청소비는 복도·엘리베이터·주차장 같은 공용 공간 청소, 경비비는 경비원 인건비입니다. 무인경비 시스템을 쓰는 단지는 경비비가 없거나 크게 낮습니다.
승강기 유지비는 엘리베이터 점검·수리, 소독비는 방역 비용입니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성격이 다릅니다. 외벽 도장, 지붕 방수, 승강기 교체처럼 몇 년에 한 번 오는 큰 지출에 대비한 적립금입니다.
세입자라면 장기수선충당금은 돌려받아야 합니다
원래 건물 주인이 부담하는 항목인데, 고지서는 실제 거주자에게 나갑니다. 그래서 전세나 월세로 사는 동안 세입자가 대신 내게 됩니다.
계약이 끝날 때 그동안 낸 금액을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관리사무소에서 납부 확인서를 떼면 되고, 이사 나가는 날 정산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모르고 그냥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몇 년치면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계약 전에 관리비를 예상해 두세요
새 아파트를 계약하면서 관리비를 계산에 넣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런데 매달 나가는 고정비라 장기적으로는 대출 이자만큼 부담이 됩니다.
전용 84㎡ 기준으로 월 20만원과 35만원은 연간 180만원 차이입니다. 10년이면 1,800만원입니다.
관리비를 좌우하는 건 몇 가지로 정리됩니다.
세대수가 가장 큽니다. 관리사무소 인건비나 시설 유지비는 고정에 가까워서, 세대수가 많으면 나눠 낼 사람이 많아집니다. 소규모 단지의 세대당 관리비가 높은 이유입니다.
커뮤니티 시설도 큽니다. 수영장, 골프연습장, 사우나가 있으면 분양할 때는 매력적이지만 유지비는 입주민이 냅니다. 실제로 안 쓰는 시설이라면 매달 돈만 내는 셈입니다.
주차장 형태와 경비 방식도 영향을 줍니다.
계약 전에 비슷한 규모·연식의 인근 단지 관리비를 조회해 보면 대략의 수준이 나옵니다. 5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관리비 내역을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공개하게 되어 있습니다.
입주 후에 확인할 것
관리비는 세대 면적이나 세대 수를 기준으로 배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비율이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특정 항목에 과도한 금액이 잡히지는 않는지 가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K-Apt에서 유사 단지와 비교해 보면 이상한 항목이 눈에 띕니다.
대형 단지는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관리 업체 선정이나 장기수선 계획을 정합니다.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회의록은 열람할 수 있습니다.
개별 사용료는 사용량에 비례하니 절감 여지가 있지만, 공용관리비는 개인이 줄이기 어렵습니다. 단지 차원의 결정으로만 바뀝니다.
관리비 관련 분쟁은 관리사무소나 공동주택 분쟁조정위원회에 문의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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